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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산행기

월출산 - - - 짙은 안개속에 쌓인 신비

by 산인(山人) 2017. 7. 31.



산행일시 : 2017년  7월 30일 (일), 날씨 : 흐리고 안개 

산  행 지 : 월출산 (810 m) - 전남 영암  

산  행 자 : 홀로



월출산 운해속의 원추리꽃


매년 이맘때면 

월출산 기기묘묘한 기암절벽과 운해속 정상부 암벽 사면에 원추리와 참나리 꽃이 아름답게 핀다  

그 아름다운 풍경이 그리워 열대야에 잠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올해도 아름다운 풍경보러  월출산 새벽산행을 간다 .


월출산 경포대지구 주차장 도착하니 주차된 차량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사방은 어둡고 쥐죽은 듯 조용하다

어둠과 적막이 깊게 드리운 경포대 계곡으로 올라간다 

조금 올라가니 안개가 엄습하여 몇 미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오늘 일기예보에 구름 조금이고 안개 예보는 없었는데 . . .

안개비가 내리고 땅은 촉촉히 젖어들고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이 바지와 등산화를 순식간에  험벅 적시고

머리 위에는 무위에 맺혔던 물방울이 바람이 조금 스치면 빗물처럼 우두둑  떨어저 내린다 

어둠속  새벽 산중의 묘하고 스산한 분위기





  신행개념도

  산행코스 : 경포대공원탐방지원센터⇒경포대갈림길삼거리⇒경포대능선삼거리⇒통천문삼거리⇒

                 천황봉⇒바람재⇒경포대공원탐방지원센터 (원점회귀)





 경포대능선삼거리

 현재시간 새벽4시 20분  나이들어 가면서 이 무슨 청승인가  홀로 쓴 웃음을 지어본다

 초입을 출발한지 한시간 20여분만에 안개속을 뚫고 사자봉에서 올라오는 주능선  삼거리에 올라선다

 현재 날씨 상태로 보아  일출은 벌써 물건너 간 것 같고 짙은 안개로 시야가 어두워 조망도 틀린 것 같아

 나무계단에 배낭을 벗어놓고  해드랜턴을 꺼고 배낭에 기대어 비스듬히 누워본다

 사방은  온통 깜깜한 어둠 뿐이고 , 들리는 건 나뭇잎에 맺혔던 물방울이 바람이 스치면 떨어지는 소리 뿐이다.

 어둠속에서 홀로 고요와 적막을  마음껏  음미하며 즐긴다





 월출산정상 천황봉


 쉬엄 쉬엄 정상에 올라 오니 여기에도 아무도 없다

오늘 월출산 전체를 홀로 전세낸 기분이다  짙은 안개와 함께 정상에는 제법 강한 바람까지 분다

 땀이 식으니 한기를 느껴 바람막이 옷을 꺼내입고 다시 바위 뒤에서 바람을 피하여 기다림이 시작된다 .

 날씨가 좋아지기를 무작정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기약없는 기다림의 시작이다.


 20여분 뒤에 출사를 온  한 사람과 , 대전에서 왔다는 네 사람의 등산객 . 또 조금후에  젊은 등산객 두사람

 전부 짙은 안개속 어둠의 날씨에 주눅이 들어 하산하고 또 혼자가 된다

 해가 뜨 오를 시간이 두 시간여 지나도 날씨는 변화가 없다 .

 안달이 나서 휴대폰으로  월출산 날씨 검색을 해 보아도 구름조금 이다


 아무리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 이라고 하지만  오늘날씨 상태로 보나 본인 경험상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3시간을 기다렸으나  기다림의 미학은  끝내 성립되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고 하산한다





 안개속 물방울에 촉촉히 젖은 참나리 군락























안개속 원추리 꽃











잠자리도 비행을 멈췄다


























                                             짙은 안개속에 기암들은 어렴푸시 실루엣만 보일 뿐이다

                                             그것도 안개가 조금 걷어 줄때 만이다

                                             카메라 랜즈는 연신 물기를 닦아 내야만 하는  수고도 해야한다




                                            


                                        월출산  남근석

                                        물방울이 랜즈에 ㅎㅎ




 


 바람재

 여기까지 내려 와서도 혹시나 날씨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고 미련을 못버리고 한참을 기다리면서 서성인다  

 바람재 바위 너덜위에 풀과 나무를 식재하여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였다는 안내문을 읽어도 보고 . . .

 

 먼길 새벽같이 달려와서  헛탕치고 하산하는  발걸음은  그렇게 가볍지는 않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를 거슬릴 수는 없는일 

 그리고 , 산은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오늘도 산길은 계속된다


                                                                2017년 7월 30일

                                                                안개속 월출산을 다녀와서 - - - 이 향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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