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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산 설국(雪國)

by 산인(山人) 2013. 12. 26.

 

 

 

 

智異山 雪景

 

 

 

 

천왕봉

 

 

 

 

 

세석대피소와 설경

 

 


 

일출의 빛과 설경의 어을림


산행일시 : 2008년 02월 14일(목요일), 날씨 : 맑음

산 행 지 : 지리산 : 경남 함양.산청

산 행 자 : 홀로산행

산행코스 : 중산리시인마을→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세석대피소→거림 공원탐방안내소

산행시간 : 05:10 ~ 13:00(7시간50분)

산행거리 : 약 17 km

교 통 편 : 자가승용차이용, 차량회수(택시콜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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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7일 모후산을 다녀온 후,

 

설을 전 후한 연휴동안 목과 코에 반갑지 않은 독한 감기에 심하게 난타 당하여 그토록 가고팠던 산행을

 

2주 동안 못하고 산에 고파 목말라 하였다

 

몸 컨디션이 제 자리를 찿고 나를 인도 한 곳은 지리산 입구인 중산리 탐방 안내소.

 

새벽 3시에 기상하여 차를 몰아 탐방 안내소 입구에 도착하니 평소에 그 북적대던 많은 산꾼들은 다 어디로 가고

 

주차장 저쪽 한켠에 한두대의 차량 뿐이고 ,인적도 드문 을씨년 스럽기 까지한 탐방 안내소 입구의 표정이다

 

 

그기다가 중산리 새벽의 세찬 지리산 골 바람이 사정 없이 나의 뺨을 때리고 목 속으로 파고든다.

 

새벽 지리산 하늘 위로는 너무 밝고 영롱한 별들이 소리없이 쏱아져 내려 앉는다

 

오늘지리산 입산자 제 1호를 기록 주차비 4,000원을 지불하고 지리산의 깜깜한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어둠속 혹독한 외로움을 경험하려고...

 

 


 


 

 

 

05:10 (중산리 탐방 안내소)

 

 

 

어둠속의 동행

 

 

어젯밤 까지의 지리산 동부의 산악 예보에 강풍 예보는 없었고 , 날씨는 맑고 최저기온이 - 16도만 예보 되었는데

 

아침 산행시 강풍의 세기는 사람이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몰아친다 .

 

이곳에 바람이 이정도로 심하면 천왕봉 정상에는 사람이 서있기 조차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이 되어 내심 걱정도

 

된다 . 전장에 임하는 병사처럼 완전 무장을 단단히한채 탐방 안내소를 뒤로 하고 포장 도로를 따라 오른다

 

 

혼자서 어둠을 밝히는 해드랜턴에 의지한채등로 야영장 입구를 막 들어 설려는 순간 인기척을 느낀다 .

 

등산객이다 . 너무 반갑다 혼자서 이 덩치 큰 지리산을 점령 할려고 하니 좀 허전하던 차에 너무 반가운 동반자를

 

만났다. 서울에서 밤차를 타고 진주까지 오셔서 택시를 이용하여 처음 지리산에 들었는데 그것도 종주를

 

한다고한다. 난생처음 지리산에 입산 하면서 종주 정말 대단한 도전이다. 젊음이 너무 부럽다

 

사연인 즉 회사원인 이분 모처럼 모 이벤트 행사에 당첨되어 회사에 휴가를 얻어 말로만 듣던 지리산에 도전

 

이왕이면 종주를 하여 보자는 대단한 용기로 지리산에 입성 하였는데 그만 깜박하고 랜턴을 챙기지 않아

 

어둠을 뚫고 가지 못하고 해가 뜨기만을 기다려야 하던차에 나를 만난 것이다

.

 

이렇게 하여 우리의 어둠속 동행이 시작되고 .... 하나의 랜턴에 두사람의 지리산 산길이 이어진다

 

지리산에 대한 정보는 나름되로 공부를 하고 산행에 임하였겠지만 산이라는게 어디 공부한 되로만 되는게 아니고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상시 존재 하는 곳. 더군다나 초행길 걱정이 앞선다 . 그래서 가이드가 된다

 

이분 입장에서는 정말로 천군 만마를 얻은 셈이고 나로서는 동행자가 있어 좋아 서로 기분 좋은 산길이다

 

칼바위 아지트를 지나고 장터목 갈림길에 접어 들면서 본격적인 돌계단길을 오르는데 이게 왠일인가 강풍과 함께

 

눈이 내린다 참으로 변화 무쌍한 지리산이다

 

 

어둠속 가파른 돌계단을 강풍과 눈보라를 맞으며 오름이 이어지고 ...

 

랜턴이 하나뿐인 고로 동행자 배려 하여야 하니 빨리 갈수도 없고

 

보이는 것은 칠흑의 어둠이요 들리는 것은 계곡과 산등성이를 훓고 지나가는 강한 바람 소리와

 

두 사람의 가쁜 숨소리 ...

 

어둠속 돌계단을 한계단 한계단 어렵고 조심스레 오르는 길은 어쩌면 우리내 인생사와도 같은 것

 

누구에게나 고립의 시간은 있다. 지금 우리는 지리산 속에 고립되어 산속으로 함몰되어 간다

 

 

 

 

 


 

 

 

06:16 (눈 내리는 망바위)

 

탐방 안내소를 출발한지 한시간 남짓 발품을 팔았다 . 날씨는 추워도 몸에서는 열이나기 시작하고

 

잠깐 동안의 휴식을 맛보고 ... 어둠 속으로 날개짓은 이어진다

 


 

 

 

06:58 (법계사 일주문)

 

로타리 대피소에는 적막이 감돌고 온갖 사물은 전부가 꽁꽁 얼어 있는 듯

 

대피소를 밝히는 전등도 너무 차겁게 느껴지는 새벽. 눈은 계속 내리고 법계사 일주문을 지나

 

천왕봉을 향한다

 

 

 

 

 

 

07:28 (아쉬운 구름속의 지리산 일출)

 

눈이 내리던 날씨가 급변하여 기대 하지도 않았던 일출이 .....

 

개선문을 조금 못 미친 지점에서 지리산 일출을 맞이한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맞이 한다는데 비록 천왕봉 일출은 아니지만 조금전 까지 눈이

 

내리던 날씨가 이렇게 밝은 태양으로 나를 맞아주니 황송하고 너무 감사함을 느낄 뿐 ...

 

특히나 오늘 처음으로 지리산에 오른 이 서울에서 오신 동행자 분은 정말 복 받으신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 오래 기억 되시기를 마음속으로



 

 

 

 

여명을 밝힌 태양은 온 세상의 어둠의 그림자를 지워 버리고 한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07:46 (개선문)

 


 

 

 

 

처음 이라는 단어는 항상 가슴 설래고 희망적이며 진취적인것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새하얀 눈길위를 걸어가는 기분 ...

 

저 아름다운 순백의 숲속길을 그냥 흔적 남기지 말고 오래 오래 남겨 두고픈 마음



 

 

 

 

 

천왕봉 동남쪽 사면으로 밤새 내린 눈으로 예쁜 화장한 풍경

 

 

 

 

천왕봉 주변은 온통 순백의 세계로 변모 하였다 . 딴 세상에 온 기분이다

 

 

 

 

밤새 잠못자고 자연이 그려낸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들

 

 

 

 

나무들도 흐릿한 태양아래 몸을 뒤척이며 새벽잠에서 깨어나고

 

밤새 혹독한 강풍과 추위속에서 피워낸 아름다운 자연의 설화는 스스히 그 아름다운 모습을 더러낸다



 

 

 

 

 

정상 으로의 오름길은 힘들고 더디다

 

인생은 어쩌면 눈쌓인 계단을 한계단 한계단 오르는 것과 같은 것



 


 

 

 

눈은 가지에 쌓여 그림이 되고

 

나무 가지는 아래를 내려다 보며 미소 짓는다

 


 

 

 

 

바위 틈새에 뿌리박고 사는 나뭇가지위에핀 눈꽃이 시리도록 아름답고

 

 

 

 


 

 

 

이 아름답고 순결한 색상을 어느 화가가 그릴수 있으리오

 

 

 

 



 



 


 

 

 

08:30 (천왕봉)

 

조용한 흔적. 오늘도 의연한 자태로 산객을 맞았다 곁에는 강풍으로 접근이 어렵다

 

그저 이렇게 조용히 보고만 갈렵니다 또 오겠다는 여운을 남긴채 ...

 

 




                                     내 오늘 켜켜히 쌓인 장엄한 지리산 산줄기를 보려 왔건만

 

 

천왕봉에는 살을 에는 강추위와 앞을 가누기 힘던 눈보라로 자연앞에 숙연함을 느끼고 돌아서야만 했습니다

 

모든것이 얼어 버렸습니다

 

입도 얼고. 말도 얼고. 카메라도 얼고. 손은 감각이 없고, 강풍으로 눈은 뜰수가 없네요

 

체감 온도가 족히 영하 30 도가 넘는듯

 




 

 

 

정상을 내려서니 조금은 여유가 생겨 아름다운 설경 지니칠수 없어서

 



 

 

 

천왕봉 내려서면서 주변의 설경

 



 

 

 

08:55 (통천문)

 




 


 

 

 

누가 이 아름다운 작품을 밤새 만들었을까 ?

 




 



 



 



 



 



 



 



 


 

 

 

09:13 (제석봉)

 

 



 

 

 

제석봉 주변의 설경

 



 

 

 

 


 

 

 

09:52 (장터목 대피소)

 

대피소 취사장에서 새벽부터 얼어 붙은 몸을 뜨거운 라면 국물로녹여 냅니다

 

비로소 몇 시간 동안 추위 속에서 고행을 같이 한 동행자와 정식으로 통 성명과 인사를 합니다

 

이래서 산에서 만난 인연은 오래 기억 된다고 하였던가 ?

 



 

 

 

지난 1월 정초에 왔다가 일기불순으로 가지 않았던 세석으로 오늘은 과감히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겨우내 쌓인 눈과 새벽에 내린 눈으로 적설량이 상당 합니다 새벽에 내린 눈이 10cm 이상일듯

 

 


 




 

 

 

10:09 (연하봉 설경)

 




 



 



 


 

 

 

살아천년 죽어천년 간다는 주목의 생명력

 

백년도 못사는 사람이 천년을 걱정하고 산다고 했든가 ..

 

이 주목은 한쪽 가지만 살아 남았는데 과연 몇 천년을 이렇게 고고한 생명을 이어갈수 있을까 ?

 

 




 


 

 

 

주 등로 연하봉을 지나고삼신봉에 올라서니 이제사 구름이 조금 걷힙니다

 



 

 

 

삼신봉 주변의 설경

 


 

 

 

등로의 설측(雪測)



 


 

 

 

10:57 (촛대봉)

 




 



 


 

 

 

동행자님

 

오늘 산행길 동행이 되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사진 가져가십시요

 

즐겁고 아름다운 지리산 종주. 좋은 추억으로 오래 간직 하시고요

 



 

 

 

촛대봉을 내려 서면서 바라본 세석평전의 설경

 



 

 

 

세석산장과 설경

 

지리산에서 규모가 제일크고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세석 대피소에는 오늘따라 너무 조용하게

 

설경속 오수에 잠겼다

 

 



 

 

 

11:09 (세석 갈림길의 석별)

 

이곳에서 나는 거림으로 동행자는 오늘의 종착지인 벽소령으로 각자의 목표지점으로 헤어저야만 했다

 

마음 같아서야 성삼재 까지 동행이 되어 주고 싶었지만, 나의준비되지 않은 종주 산행이 못내 아쉬웠다

 

지리산 산행 경력이 있는 분이라면 마음이 놓일텐데 초행길 지리산이라 자식 놔 두고 오는 기분으로

 

거림으로 내려 오면서 내내 마음 한 구석으로 서운 함이 자리하였다

 

 


 

 

 

 

세석에서 거림으로 내림길도 본인이 오늘 처음 가는 등산객

 

아무도 발자욱을 남기지 않았다 . 역시 설래는 기분으로 발걸음은 오늘따라 무척이나 가볍고 ...

 

 




 

 

 

남부능선과 의신 거림갈림길

 

오늘따라 컨디션도 좋고 시간도 넉넉하여 남부능선 따라 청학동 까지 가고픈 마음이 발동한다.

 

그러나

 

"하루라도 더 산행을 하고 싶으면 종주산행을 자제하라" 는 산 선배님의 말씀과 , 무릎수술을 담당 하였던

 

전문의도 등산을 하지 말라는 충고가 있었다. 또한, 수술한 무릎도 100% 완전치는 못한 상태 그러나 나의 산에

 

대한 애착은 그칠줄 모르고 계속 이어고 있다 .

 

문득 두분의 말씀을 떠 올리며 남부능선의 유혹을 자신과의 싸움에서 떨쳐내는데 상당 시간동안 갈등이 이어지고...

 

 

 

 

 

 


 

 

 

세석교를 내려서자 그 많던 는들은 다 녹아 내리고 나무위에는 흔적도 없다

 

 



 

 

 

거림으로 하산 하면서 전망대에서 줌으로 당겨본 본 멀리 삼천포와 남해 앞바다

 

 



 

 

 

전망대에서 삼신봉 까지 이어지는 남부능선을 바라보고 가고픈 아쉬움 달랜다

 

 



 

 

 

13:00 (봄 빛이 화사하게 느껴지는 거림에 하산하여 바라본 길상사)

 

 



 

 

 

하산을 완료하고 택시를 기다리며 올려다본 거림골과 멀리 남부능선

 

 




                                                                          중산리로 되돌아와 중산리 탐방안내소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천왕봉.

 

 

아직도 구름이 가다 걸리고 천왕봉은하얀눈옷 입고섰다



날씨가 청명하여 칼등같은 산들이 겹겹히 쌓인 지리산 첩첩산중과 장쾌한 지리 주능선의 조망을 보고 싶었고,

 

계곡에 흘러내리는 나즈막한 봄을 부르는 물소리 듣고파 찿아온 지리산

 

예상치 않았던 설경으로 횡재를 하고 온 산행 이었다 이래서 변화무쌍한 지리산이 좋다

 

 

2008년02월14일

 

지리산 산행을 마치고 ... 이 향 진